한밤중 물속을 헤매다가, 혹은 눈앞 가득 물이 차오르는 장면을 보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난 적 있으신가요.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하는 꿈이지요. 물꿈은 예로부터 사람들이 가장 자주 꾸고, 가장 궁금해하던 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어요. 물은 형체가 없되 그릇을 만나 모습을 갖추니, 사람의 마음 또한 이와 같다고 말이지요.
이 물상은 팔괘 가운데 감괘, 즉 물의 괘에 속합니다. 매화역수에서는 감괘를 두고 험함 속에 형통함이 있다 하였습니다. 겉으로는 어렵고 막막해 보이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흐름이 있고 길이 있다는 뜻이지요. 몽림현해에서도 감괘를 풀이하며, 물은 아래로 흐르되 결국 바다에 이르니 조급함을 버리고 순리를 따르면 통한다 하였습니다. 즉 물꿈은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마음이 어떤 물길을 지나고 있는지를 비추어 보는 거울과 같다고 옛사람들은 여겼습니다. 감괘는 또한 지혜와 유동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굳은 바위처럼 버티기보다 물처럼 상황에 맞추어 흐르는 태도, 그것이 감괘가 품은 또 하나의 가르침입니다.
꿈속 상황에 따라 그 결이 사뭇 달라집니다. 먼저 맑고 잔잔한 물을 보며 마음이 편안했다면, 책에는 이를 두고 물이 거울처럼 맑으니 마음의 근심이 걷힌다 적혀 있어요. 일상의 흐름이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졌습니다. 반대로 거센 파도나 갑작스러운 홍수에 휩쓸리며 무섭게 느껴졌다면, 이는 감괘의 험함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라 하였습니다. 지금 마주한 걱정이나 부담이 마음속에서 크게 자리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곤 했지요. 다만 험함 뒤에는 형통함이 따른다 하였으니, 두려움 자체보다 그 뒤에 놓인 흐름을 살피라는 당부이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와 함께 물가에 서 있거나 물을 함께 건넜다면, 몽림현해에서는 이를 인연과 협력의 상으로 보았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가 어떤 물길처럼 이어지고 있는지를 돌아보라는 뜻이지요. 마지막으로 물속에 완전히 잠기는 꿈을 꾸었다면, 이는 감정의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 모습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억눌러온 마음이 있다면 이제는 그 흐름을 바깥으로 흘려보내야 할 때라는 옛사람들의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풀이는 오래된 책들이 전하는 상징과 이야기를 즐기기 위한 것일 뿐, 미래를 정확히 짚어내거나 결과를 바꾸어주는 도구는 아닙니다. 특히 번호를 고르는 일과 관련해서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번호든 로또 당첨 확률은 같습니다. 물꿈이 주는 것은 숫자에 대한 답이 아니라, 지금 내 마음이 어떤 흐름 위에 있는지를 잠시 들여다보는 시간, 그 자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맥이가 이 꿈을 900년 전 책의 방식으로 번호까지 뽑아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