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나 본 적 있으신가요. 꿈속에서 귀신을 마주하고 나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아침이 되어도 그 잔상이 쉬이 가시질 않지요. 누군가는 무섭다 하고, 누군가는 이상하게도 홀가분했다 말합니다. 이렇게 강렬한 꿈일수록 사람들은 그 뜻을 궁금해하기 마련이지요. 저 맥이도 오늘은 오래된 서가에서 먼지 쌓인 책 한 권을 꺼내어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어요. 귀신이라는 물상은 감괘, 즉 물의 기운에 속한다고 말이지요. 감괘는 매화역수에서 흐르고 스며들고 감추어진 것을 상징하는 괘로 풀이됩니다. 물이란 본디 형체가 없어 그릇을 따라 모양을 바꾸듯, 감괘 역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마음속 깊은 곳의 두려움이나 억눌린 감정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하였습니다. 몽림현해에서는 이 물상을 두고 밤과 어둠, 숨겨진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려 할 때 나타나는 형상이라 설명하고 있지요. 즉 귀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무섭다기보다,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무언가가 물처럼 흘러나오려는 순간을 뜻한다고 옛사람들은 보았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황에 따라 이 물상은 어떻게 달리 읽힐까요. 먼저 귀신이 온화하거나 낯익게 느껴진 경우입니다.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어요. 물이 잔잔히 흐르듯 마음의 응어리가 풀려나가는 조짐이니, 오래 묵은 걱정거리가 서서히 정리될 징조로 본다 하였습니다. 반대로 귀신이 몹시 무섭고 쫓기듯 도망치는 꿈이었다면, 이는 감괘의 물이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형상과 같아 마음속에 쌓인 스트레스나 미처 해결하지 못한 일이 급하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 풀이합니다. 억눌러 온 감정을 더는 미루지 말고 들여다보라는 뜻이지요. 또 하나, 귀신이 낯선 이와 함께 나타났다면 이는 인간관계 속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진심이나 오해가 곧 물 위로 떠오를 조짐으로 보았습니다. 대화를 미뤄왔던 사람이 있다면 이참에 마음을 터놓아 보라는 옛 책의 조언이지요. 마지막으로 귀신이 말없이 무언가를 가리키거나 건네는 꿈이라면, 몽림현해에서는 이를 두고 스스로도 몰랐던 답이 이미 마음속에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물이 제 길을 알아서 찾아가듯, 고민하던 일의 실마리가 가까이 있다는 의미로 읽었던 것입니다.
다만 맥이가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런 꿈 풀이는 오래도록 전해 내려온 이야기이자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는 하나의 놀이일 뿐, 미래를 정해주는 도구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번호나 숫자와 연결 지어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어떤 번호든 로또 당첨 확률은 같습니다. 이 사실만은 늘 마음에 담아두시고, 오늘 소개해 드린 이야기는 그저 옛 지혜를 빌려 마음을 들여다보는 즐거운 시간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맥이가 이 꿈을 900년 전 책의 방식으로 번호까지 뽑아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