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다가 욕을 하고, 욕을 하면서도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하이 우자오창(五角场) 허성후이(合生汇) 앞에 매일같이 펼쳐지는 풍경입니다. 그 줄의 끝에는 烤匠(카오장)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2025년 1월 30일, 청두·충칭 구이생선(烤鱼) 시장에서 1위를 달려온 烤匠이 상하이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습니다. 개점 첫날부터 하루 대기 번호가 2000팀을 넘어섰고, 명절 연휴에는 6000팀이 줄을 섰으며, 새벽 5시까지 기다린 끝에야 자리를 얻었다는 후기가 SNS를 채웠습니다. 《三联生活周刊》은 이 현상을 두고 “욕하면서도 줄을 서는 상하이 청년들”이라고 묘사했습니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무언가 구조적인 힘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왜 지금, 왜 이 식당인가
烤匠의 흡인력은 음식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경제학자들이 “유효 공급이 고품질 소비를 창출한 사례”라고 분석할 만큼, 이 브랜드는 희소성과 품질, 그리고 가격이라는 세 축을 정밀하게 조율합니다. 상하이라는 도시에서 오랫동안 ‘정통 충칭식 구이생선’을 먹으려면 타협이 필요했습니다. 맛은 있되 분위기가 없거나, 분위기는 있되 가격이 터무니없거나. 烤匠은 그 빈자리를 파고들었습니다.

메뉴 구성은 명확합니다. 주인공은 단연 구이생선(烤鱼)으로, 가격대는 1인당 약 80~120위안(한화 약 1만5천~2만3천 원) 수준입니다. 놀라운 것은 사이드 메뉴입니다. 1위안짜리 추가 반찬 코너가 존재하며, 18가지 반찬을 단돈 18위안에 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은 화제성과 실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습니다. 화자오(花椒) 향이 진하게 배인 충칭식 매운탕 베이스와 구운 생선의 조합은 쓰촨 요리 특유의 마라(麻辣) 감각을 충실히 재현합니다. 추천 메뉴는 시그니처 구이생선과 산라탕(酸辣汤), 그리고 고수와 청양고추를 아낌없이 올린 냉채입니다.
대기, 그 고통의 현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줄 서기는 고통입니다. 평일 저녁이라도 최소 1~2시간은 각오해야 하며, 주말이나 연휴라면 4~6시간이 기본값입니다. 매장은 하루 10회전을 기록한 적도 있다고 하지만, 그 회전율이 대기 줄을 해소하지는 못합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실망한 후기도 분명 존재합니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 특별하지 않다”는 반응, “자리에 앉아도 회전율 압박이 느껴진다”는 불편함, “맛은 충칭 현지보다 순하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기대치가 높을수록 실망의 낙차도 크다는 것은 어느 유명 맛집에나 해당하는 공식이지만, 烤匠에서는 그 낙차가 ’15시간 대기’라는 무게를 지고 있기에 더욱 날카롭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줄을 설 것인가
위치는 우자오창 허성후이 쇼핑몰 내부입니다. 지하철 10호선 江湾体育场역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며, 주변 쇼핑몰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 시간을 그나마 활용할 여지는 있습니다. 번호표를 뽑고 인근 카페에서 대기 알림을 기다리는 방식이 현지인들 사이에 통용되는 전략입니다.
烤匠 현상이 우리에게 묻는 것은 결국 이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기다리는가. 생선 한 마리를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그 줄은 도시 생활의 고단함 속에서 무언가를 ‘직접 경험했다’는 감각을 되찾으려는 몸짓일지도 모릅니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콘텐츠로 가득 찬 하루 끝에, 직접 발로 서서 얻어낸 한 끼는 다른 무게를 가집니다. 그것이 이 긴 줄의 진짜 의미일 것입니다.
📍 烤匠 上海五角场合生汇店 | 上海市杨浦区国定路400号合生汇 | 영업시간 매장 현지 확인 권장